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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세기의 비핵화 담판으로 지구촌의 뜨거운 주목을 받아왔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개최 3주를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북한이 5개국 국제 기자단을 초청해 비핵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그동안 6차례 실험을 단행했던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와 관련 시설을 폭파해 폐기한지 3시간 만에 , 미국이 북미정상화담 취소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미국 백악관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앞으로 보내는 공개서한 형태로 6.12 북미정상회담 취소 사실을 전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서신에서 “나는 당신(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하려고 했다. 슬프게도 당신의 최근 성명에서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노골적인 적개심을 근거로 양측이 오랫동안 계획해온 회담을 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이 세계, 그리고 특별히 북한은 영속적인 평화와 큰 번영, 부유함을 위한 위대한 기회를 잃었다"며 "이 '잃어버린 기회'는 진실로 역사상 슬픈 순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경고 메시지도 전했다. “당신은 당신의 핵 능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우리 것은 엄청나며 강력하다. 신에게 그걸 결코 사용할 필요가 없게 해달라고 기도한다”라고 적었다. 당장 다음달 북미정상회담은 취소되지만 추후 상황에 따라 회동할 수 있는 가능성의 문은 열어뒀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 3명을 풀어준 사실에 대해서는 “아름다운 제스처였고 매우 감사한 일”이라는 사의와 함께 "이 가장 중요한 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주저 말고 전화하거나 편지해 달라"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최근 힘겨루기 양상으로 난기류에 휩싸이기도 했던 북미정상회담의 전격 취소 배경을 두고 다양한 시각이 나온다.미국 언론들은 최근 북한이 자신들에게는 ‘항복’을 강요하는 듯 보였던 미국의 일괄타결식 비핵화 방식 압박에 반발해 외무성의 ‘미국통’인 김계관 제1부상과 최선희 부상이 각각 16일, 24일 잇따라 개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강경파를 저격한 것에서 대화의 신뢰성을 찾지 못해 파국을 맞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선희 부상이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저격하며 ‘회담 재고려’로 엄포를 놓은 것이 결정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언제든 마음이 바뀌면 연락을 달라”라는 전제를 달아 향후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희망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분석하면서도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물밑 채널은 열려 있지만 북한의 발언이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동안 두 차례나 북한을 찾는 등 북미 정상의 첫 만남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서한을 큰소리로 읽으며 북미정상회담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8일 자신이 북한을 두 번째 방문한 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태도가 크게 바뀌었고,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어떠한 반응도 없었다고 밝혔다. 북한 언론이 “만족할 만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했던 폼페이오 2차 방북 이후 반발과 강수를 던지며 급변한 북한의 입장 변화 속에 수송, 이동 계획을 논의하려 했는데 “그들로부터 (우리가 던진) 질문에 대한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회담 가능성을 낮게 봤다”고도 덧붙였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서신을 통해 밝힌 북한의 “극도의 분노와 적대감”을 받아들이면서 핵담판을 이어가는데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다는 비관적 판단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동의 성사를 위해 ‘중재자’ 역할을 해왔던 문재인 대통령은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지 채 하루도 안 된 이날 밤, 싱가포르 서밋이 취소되자 미국의 취소 배경과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외교안보라인 포스트를 심야에 소집했다.

북한은 미국의 강경 일변도 압박에 반발하며 트럼프 주변의 강경파들을 꼭 집어 핀셋 저격하며 아슬아슬한 샅바싸움을 벌여왔지만 파격과 변칙적인 승부에 익숙한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전격 취소 결정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폐기로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며 국제사회에 정상국가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시작했지만 ‘빈손’이 돼 버린 북한의 입장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다시 요동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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