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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 이틀째인 2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다시 만나 ‘새로운 정세’ 하에서 양국의 ‘전략ㆍ전술적 협동’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본격 북미 협상을 앞두고 공동 대응책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1일 “김정은 동지께서 습근평(시진핑) 동지와 20일 낚시터(조어대ㆍ釣魚台) 국빈관에서 또 다시 상봉하시었다”며 북중 정상이 부부 동반 오찬을 갖기에 앞서 담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조중(북중) 최고 영도자 동지들의 단독 담화에서는 현 정세와 절박한 국제 문제들에 대한 신중한 의견 교환이 있었으며 새로운 정세 하에서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전략 전술적 협동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 위한 문제들이 토의되었다”고 했다. ‘새로운 정세’는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 뒤 양측이 북한 비핵화와 대북 체제안전 보장 교환을 위한 후속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북중이 공동의 전략적 이해를 토대로 대응 전술을 긴밀히 조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정은은 19일 시 주석이 마련한 환영 연회 연설에서도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는 역사적인 여정에서 중국 동지들과 한 참모부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통신은 시진핑 부부가 김정은 부주에게 ‘특별한 환대’를 베풀었다며 양 정상 부부의 20일 조어대 오찬이 ‘단란한 가정적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도 밝혔다. 김정은은 “(시 주석의) 세심한 관심과 배려 속에 훌륭하고 만족한 방문을 진행했다”며 중국의 환대에 사의를 표했고, 북중 정상 부부는 ‘새로운 상봉’을 약속하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김정은 부부와 수행원들이 20일 오전 중국농업과학원 국가농업과학기술혁신원을, 같은 날 오후 베이징시 궤도교통지휘센터 등 경제 현장을 돌아본 사실과 함께 방문 결과를 상세히 전했다. 통신은 김정은이 국가농업과학기술혁신원에서 현대농업기술종합전시센터, 잎남새(채소)재배기술 연구센터, 열매남새재배기술 연구센터, 도시농업연구센터, 주민지구농업응용전시센터를 비롯한 여러 곳을 돌아보고 농업과학기술 연구에서 이룩한 성과와 경험을 진지하게 요해(파악)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이곳에서 “당신들이 이룩한 훌륭한 연구 성과에 깊이 탄복합니다”라는 친필 방명을 남겼음.

베이징시 궤도교통지휘센터에서는 베이징시 지하철 운영 실태와 발전 전망 등을 알아보고 “자동화 수준이 높고 통합조종체계가 훌륭히 구축된 데 대하여 경탄하게 된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정은은 이날 오후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도 방문, 대사관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사업 실태와 생활 형편을 알아봤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대사관 전체 관계자와 가족들, 중국 내 북한 유학생 등과 기념 사진을 찍고 격려. 김정은은 20일 전용기로 귀국, 북한 시간으로 오후 7시 30분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했으며 비행장에서 그를 맞이하는 의식이 진행됐다고 통신은 밝혔다.

앞서 김정은은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북·중을 "한집안 식구"라고 표현하면서 "중국 동지들과 한 참모부에서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또 북·중 관계를 "동서고금에 유례가 없는 특별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중국을 끌어들여 미국과의 비핵화 담판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중국과 대북 제재 해제를 겨냥한 딜을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정은의 '한 참모부' 언급은 19일 정상회담 이후 열린 환영 연회에서 나왔다. 시진핑의 축하 연설이 끝난 뒤 연단에 오른 김정은은 답사를 통해 "사회주의를 수호하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는 역사적인 여정에서 중국 동지들과 한 참모부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선 노동당을 '혁명의 참모부'라고 부른다. 북한 소식통은 "김정은의 언급은 북한 노동당과 중국 공산당이 한 몸처럼 움직이자는 얘기"라며 "당대당(黨對黨) 교류·협력을 심화해 한·미 동맹 수준의 북·중 관계를 구축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미 동맹에 맞서 '북·중 혈맹'을 강조하면서 군사·안보 전략도 함께 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정은은 또 "오늘 조·중이 한집안 식구처럼 고락을 같이하며 진심으로 도와주고 협력하는 모습은 조·중 두 당, 두 나라 관계가 전통적인 관계를 초월하여 동서고금에 유례가 없는 특별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내외에 뚜렷이 과시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은 20일 시진핑과의 오찬에서도 "조·중은 한 가족처럼 친밀하다"고 했다.

1~3차 방중을 거치며 북·중 관계에 관한 김정은의 표현이 '새로운 높이로 강화·발전'(1차)→'중국 동지들과 굳게 손잡고 나갈 것'(2차)→'한 참모부, 한 가족'으로 격상되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은 19일 연회 연설에서 김정은의 이번 방중에 대해 "중·조 두 당과 두 나라 관계의 불패성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불패성'을 '(천하)무적'을 뜻하는 'invincibility'로 번역했다. '(천하)무적'은 한·미 관계가 최상임을 나타낼 때 종종 쓰이는 표현이다. 외교 소식통은 "한·미 동맹을 의식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했다. 김정은과 시진핑은 밀월 관계를 과시하면서 '싱가포르 미·북 회담' 이후 철저한 공조를 펼 것임을 예고했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과 평화 체제 논의 과정에서 북·중의 '팀플레이'가 본격화할 것이란 얘기다.

이날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조·미 수뇌 상봉 결과와 그에 대한 평가와 견해·입장이 상호 통보되고, 조선반도 비핵화 해결 전망을 비롯한 문제들에 관하여 유익한 의견 교환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시진핑은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조선 측의 입장과 결심을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 북·중이 모두 의견 일치를 본 것은 아니다. 시진핑은 "올해는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이다. 중국 인민은 세계를 바라보고 과감하게 자아 혁명과 자아 혁신을 하며 중국 형편에 맞는 발전 노선을 찾았다"며 "우리는 조선이 자기 사정에 맞는 발전 노선을 걷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매체들은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2010년 5월 김정일의 방중 때와 비슷하다. 당시 원자바오 총리는 김정일에게 "중국의 개혁·개방 경험을 소개해주고 싶다"고 했지만, 북한 매체들은 이를 쏙 빼고 보도했다. 북한 소식통은 "당시 김정일은 원자바오 말에 매우 불쾌해하며 일정을 앞당겨 평양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이후 두 차례 방중에서도 비슷한 일이 되풀이됐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북한은 개혁·개방이란 말만 나와도 진저리를 친다"며 "김씨 일가의 세습 독재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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