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연일 공식매체와 내부자료를 통해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자력갱생의 방식으로 이를 해결할 것을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자력갱생·간고분투는 우리 인민의 불변의 투쟁방식,창조본때(본보기)이며 최후승리의 원동력이”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 “제재는 우리 인민의 생존권과 생명권을 말살하기 위한 야만적인 목줄 조이기”라고 규정했다.
북한이 10월 당 간부를 대상으로 배포한 교재에 따르면 “적대세력들의 제재 책동은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현재 우리에게 부족한 것도 많다”고 했다. 앞서 김 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지난 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2위원회(경제·금융·개발 담당)에서 “대북제재로 인민의 존재와 개발 권리가 심각하게 제한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가까운 시일에 풀릴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해 내부적으로 미국에 대한 경계심을 강화하는 한편 자력갱생 정신을 고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소식통은 “대북제재로 주력수출 상품인 석탄과 수산물 수출이 막히면서 과거의 10분의 1 도 안되는 헐값에도 판매가 안 된다” “북한 시장에서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것은 경제가 안정된 이유가 아니라 장사가 안돼 시장상인들의 구매력이 고갈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시장 상인들도 품목에 따라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 다른 대북소식통은 “올해 홍수로 곡창지역인 황해도는 물론 양강도의 감자 농사도 잘 안 됐다”며 “식량위기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에 북한 당국은 무역 일군들에게 외화벌이 과제 할당량을 늘리고, 탈북자들이 보내는 돈이라도 가리지 말고 받으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이 북한과 협상하고 한미군사훈련은 유예하면서도 대북제재에서 전혀 한걸음도 양보하지 않게 되자 김정은의 피가 마를 정도로 절박함을 표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이 공언한 경제발전도 대북 제재가 풀려 외부투자가 들어오지 않으면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