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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 내년 초에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볼턴 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현지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김 위원장을 내년 1월1일 이후 다시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올해가 아닌 내년에 개최될 가능성을 백악관이 공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볼턴 보좌관의 ‘내년 개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네바다주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잘 될 것이다. 서두르지 말라”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간인 지난달 26일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과 관련해 “시간 게임을 하지 않겠다”며 속도조절론을 공식화한 바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가 무산될 경우 남·북·미 종전선언과 김정은의 서울 방문 등 향후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은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서울 답방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서울 답방이 이르면 연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는 23일 볼턴 보좌관 발언과 관련해 “회담 일자와 장소를 두고 아직 공식적인 발표가 없으니 이렇다저렇다 말하기 어렵다”며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볼턴 보좌관은 또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북한을 완전히 비핵화하겠다’고 한 약속을 북한이 지키도록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그는 ‘미국이 지난해 북한에 대한 핵 공격 아이디어를 논의한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는 “내가 알기에는 결코 그런 아이디어가 논의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 시각) “북한에 관한 한·미 간 의견 차이가 벌어지면서 양국의 70년 동맹 관계가 위험에 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미 언론이 대북 제재 문제 등을 놓고 양국 마찰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한 데 이어 유럽에서도 우려가 불거진 것이다.

FT는 “지난 수개월 동안 북한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놓고 서울과 워싱턴 간 외교적 다툼이 벌어졌다”며 “대북 제재를 해제하자는 한국의 제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한국)은 우리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일축하면서 (한국의) 여론과 충돌했다”고 했다. FT는 지난 8월 남북 간 철도 연결을 위한 현지 조사를 유엔군사령부가 불허한 것 등이 양국 동맹이 삐걱거리는 사례라고 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FT에 “미 정부는 김정은이 최근 일부 국가의 대북 제재 완화 요구에 고무돼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속도를 늦추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한다”고 했다.

FT는 “70년 한·미 동맹이 약화될 수 있는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양측이 빨리 합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프랑스 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전략연구재단(FRS)의 앙투안 봉다즈 연구위원은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유럽 지도자들은 북한이 국제 질서를 지키도록 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유럽이 순순히 대북 제재 완화 주장에 동의할 것이라고 한국 정부가 기대했다면 잘못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이날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말했듯 남북 대화는 비핵화 진전과 반드시 연계돼야 하며, 이 방법을 통해서만 북한에 대한 공동 목표 달성의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에 우선순위를 뒀음을 안다”며 “한·미 양국이 북한에 한목소리를 내며 접근하면 판문점과 평양,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현실로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우리 정부에 대해 대북 정책의 속도 조절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포럼에서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도 “한국은 평화협정이 비핵화의 필수 요건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미국은 평화에 도달하기 위해 한반도에 비핵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말장난이 아니라 실제 간극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협상에서 (한·미) 공조가 잘 안 될 때 우리의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가지 않고 북한에만 이득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남북은 22일 개성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에서 산림 협력 회담을 열고 연내 10개 북한 양묘장 현대화 사업 추진, 내년 3월까지 소나무 재선충 공동 방제 진행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 보도문에 합의했다. 그러나 북측은 “민족이 바라는 기대만큼 토론됐다고는 볼 수 없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김 부총국장은 우리 측 대표단과 악수를 하던 중 사견(私見)임을 전제하며 “이런 형식으로 계속 회담이 이루어진다면 남측에서 제기하는 북남 산림협력분과 회담에서 기대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자재·장비 반입 등 대북 제재 위반 소지가 있는 요구 사항을 두고 남북 의견이 엇갈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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