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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북한은 20일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가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시금석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낡은 길에서 장벽에 부딪히기 보다 새길 찾는 것이 나을 것이다’라는 제목의 개인 명의 논평에서 “우리는 제재 따위가 무섭거나 아파서가 아니라 그것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진정성을 판별하는 시금석이기 때문에 문제시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같은 북한 논평이 나온 시점은 스티브 비건 미국 대북 특별대표의 방한 이후 대북 인도지원과 대북 여행금지 해제 등의 유화책을 제시한 이후다. 이 때문에 북한이 멈춰진 비핵화 열차를 재가동 하려는 미국의 당근책이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논평은 “우리가 (선제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 요구한 것은 미국이 결심하기 곤란하고 실행하기 힘겨운 것도 아니다”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종식과 부당한 제재 해제 등 사실상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싱가포르 북미정상 공동성명에서 언급한 ‘조선반도 비핵화’의 정의를 미국이 ‘북한 비핵화’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그릇된 인식”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핵 억제력을 없애는 것이기 전에 ‘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정의”라며 ‘조선반도 비핵화’의 의미는 “북과 남의 영역 안에서뿐 아니라 조선반도를 겨냥하고 있는 주변으로부터의 모든 핵 위협 요인을 제거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권과 압박 속에서의 비핵화, 일방적인 ‘북비핵화’라는 망상을 버리면 길이 보이게 돼 있다”며 “다른 나라라면 몰라도 우리에게 ‘최대의 압박’을 고집하다가는 재앙적 결과와 맞다 들리게 된다는 것을 통절히 깨달을 때라야 비로소 길이 나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북핵보다 미국의 핵 위협 제거가 우선”이라고 주장한 것은 북한이 그동안 '조선반도 비핵화’로 포장해 온 개념이 비핵화가 아니라 핵군축임을 시사한다. .

김일성 시대 조선반도 비핵화는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동맹 와해가 목표였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해 핵무력 완성 선포 이후 핵보유국의 지위를 갖고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핵군축을 해야 한다는 논리로 변화했다. 다만 북한은 올해 남북, 미·북 대화 국면이 조성된 뒤로는 이 같은 주장을 노골화하기보다는 최대한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 내에 ‘북이 말하는 조선반도 비핵화가 결국 북한 비핵화 아니냐’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것도 이 같은 북한의 태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던 북한이 돌연 ‘본심’을 드러낸 데엔 최근 장기 교착에 빠진 미·북 비핵화 교섭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그동안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해체 등의 조치들을 ‘비핵화 선행 조치’라고 주장하며 미국에 ‘상응 조치’로 대북 제재 완화·해제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에 핵시설 신고 등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며 대북 제재를 강화하자 지난달 8일로 예정됐던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걷어차는 등 미국의 대화 요구에 거의 응하지 않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이런 상황에서 방한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의 행보를 주시했을 것”이라며 “비건 대표가 일부 전향적인 대북 조치를 내놓긴 했지만 이는 제재 완화·해제를 원하는 북한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고 했다. 이 같은 실망감이 이번 ‘조선반도 비핵화 논평’을 통해 표출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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