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사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함구하고 있지만 북·중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 나가는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또한 북한 당국이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 감시를 강화하고 있으며 평양에선 회담 실패의 책임을 물어 관련자들을 숙청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한 국가보위성은 미·북 회담 결렬 소식 확산이 김정은 정권의 구심력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보고 정보 차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신문은 "한국의 국가정보원도 북한 내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북한 내부에서 당초 회담 결과에 대한 상당한 기대가 있었지만 합의가 불발하면서 실망감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북 소식통은 "경제 제재가 완화되지 않은 데 대해 실망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제재로 인해 금수 대상인 자동차 부품 등의 가격이 더 오를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김정은이 베트남에서 돌아온 이후 간부들과 주민들의 사상 동향을 점검하기 위해 전당 특별생활총화를 진행한다는 지시문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7일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3월 말까지 모든 간부들과 주민들에게 김정은의 대외 활동 기간에 자신이 한 일과 생각을 모두 써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평양에서는 미국과의 실무 협상을 담당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에 대한 숙청설이 나돌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이 전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심리적 충격이 컸다는 점은 최선희의 '의욕 상실' 발언을 통해 알 수 있다"며 "미·북 정상회담의 성과로 정치력과 외교력을 과시하고, 제재 완화로 경제 건설에 속도를 내려던 김정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에 부하들에게 책임을 물을 공산이 크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최근 공무원 가정에 대한 식량 배급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등 심각한 식량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6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올해 식량 생산량이 전년도보다 9% 감소하면서 10년 만에 최저치인 495만t을 기록했다"며 "북한 주민 380만명에 대한 긴급 인도적 지원에 1억2000만달러(약 1350억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 인구의 40% 이상인 약 1100만명이 깨끗한 식수를 못 마시고 보건·위생 관련 서비스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어린이 5명 가운데 1명은 만성적인 영양부족으로 발육 부진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식량 사정 악화로 군인이나 공무원 가정에 대한 식량 배급량을 지난달 1인당 550g에서 300g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주재하는 타판 미슈라 유엔 조정관은 "북한은 작년 불볕더위와 홍수로 곡물 작황이 심각한 피해를 보아 식량 사정이 크게 악화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