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29일 발표된 가운데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4~5월 방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상반기 중 방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월부터 한반도 주변국들 간 '북핵 외교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정은은 4~5월 블라디보스토크나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북·러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다. 러시아 현지 외교 소식통은 "현재로선 김정은 위원장의 5월 방러가 유력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작년 이후 중국을 네 차례 방문했지만, 아직 러시아를 찾은 적은 없다. 방러가 성사될 경우 푸틴 대통령과는 첫 정상회담이 된다.
예상치 못했던 '하노이 노딜'로 충격에 빠진 북한으로선 미국과 쉽지 않은 무역 협상 중인 중국 외에 미국을 압박할 '든든한 뒷배'로 러시아가 필요했을 것이란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김정은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의 지난 19~25일 방러도 사전 답사일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에선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최근 비밀리에 러시아를 찾아 현지 정부 인사들과 김정은 방러 관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정은 방러 움직임과 관련, "북·러 관계를 북핵 협상의 지렛대로 삼는 한편 중국과의 관계에서 '견제용'으로 활용하려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김정은 방러와는 별개로 작년부터 시진핑 주석의 방북도 꾸준히 중국 측에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맞서 북·중·러 연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일각에선 상반기 중 시진핑 방북이 성사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먼저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김정은 방러 일정과 시진핑 주석 방북 여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김정은은 다음 달 초 개최 가능성이 점쳐지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나 다음 달 11일 예정된 제14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에서 비핵화 협상 등에 관한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