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각)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아무도 그 일에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지난 4일과 9일 연이어 탄도미사일 도발을 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날 대북 제재 위반으로 북한 화물선을 압류한 사실을 공개하고, 북한 도발 11분 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는 등 실력 행사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북한 도발과 관련한 질문에 "그것들은 단거리 미사일이었다"며 "우리는 잘 살펴보고 있다.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북한)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북 협상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경고로 해석됐다. 미 법무부는 이날 북한 석탄을 불법 운송했다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에 억류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북한 화물선을 압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공군은 9일 오전 0시 40분 ICBM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11분 후다. ICBM 시험 발사는 보통 수개월간의 준비를 거쳐 이뤄지지만, 이번 시험 발사는 지난 1일 이후 8일 만에 이뤄졌다. 미 해군 역시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 수 시간 후 비무장(탄두를 장착하지 않은)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이날 "우리는 작전이나 (대응) 태세를 바꾸지 않았다. 외교가 실패할 경우 필요한 준비를 계속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 법무부가 9일(현지 시각) 북한산 석탄을 불법 운송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부터 인도네시아에 억류돼 있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사진〉를 압류한 사실을 공개한 것은, 북한의 제재 위반에 대한 '무관용' 방침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달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대북 제재 이행보고서에서 "이 선박은 몰수 대상"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 영국 등 5개국 전문가들이 이 배에 올라 상태를 확인하고 가동 여부를 확인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최근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 배를 인도네시아로부터 건네받아 미국령 사모아섬으로 이동시키면서, 이 선박을 완전히 몰수하기 위한 민사소송을 뉴욕 맨해튼연방지방법원에 제기했다. 미국이 이 배를 몰수하는 근거는 수출 금지 품목인 북한산 석탄을 거래하고, 석탄 판매대금 75만달러가 미국 금융기관 연계 계좌를 통해 북측으로 송금됐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독자 제재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위반한 것이다. 이 배는 북한이 보유한 화물선 중 둘째로 큰 것으로 고철가격만 3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배를 이동시키고 소송 등으로 들어가는 각종 행정비용을 감안하면 미국에 실익은 크지 않다. 그런데도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북한 배에 대해 몰수 조치에 나서는 것은 국제사회에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미 법무부는 이날 이번 조치에 대해 "북한과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돕는 회사들은 미국과 국제사회가 제재를 시행하기 위해 우리가 쓸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날 북한 석탄이 남포에서 이 배에 실리는 위성사진도 함께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