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9일 담화를 내고 "우리는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최선희는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나는 미국 측이 조·미(북·미) 쌍방의 이해관계에 부응하며 우리에게 접수 가능한 계산법에 기초한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8일(현지 시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언급한 지 하루 만에 북한이 '9월 실무 협상' 의사를 밝힌 것이다.
최선희는 다만 "미국 측이 어렵게 열리게 되는 조·미 실무협상에서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는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천명하시었다"고 했다. 서울의 외교 소식통은 "미측이 '트럼프의 실망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압박하자 북한이 반응한 것"이라며 "'새 계산법'을 강조한 만큼 실제 대화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미국 국무장관은 8일(현지 시각) 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속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는 앞으로 며칠 혹은 몇 주 안에 그들(북한)과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길 기대한다"며 "그게 최선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지 않고 미사일 실험을 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조속한 협상 복귀를 요구하며 대북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당초 미측은 한·미 연합 훈련이 끝나는 8월 말 실무 협상에 이어 9월 말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고위급 회담을 기대했지만, 북측이 묵묵부답으로 나오자 연일 압박에 나섰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트럼프의 실망'을 거론하며 "우리는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던 (비핵화) 약속을 존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김정은 간 '톱다운 대화'에 집착해온 북한에는 위협적인 경고장"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즉답을 피한 채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중단) 약속은 매우 분명하고 아직 그것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우리는 그(김정은)가 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계속하는 데 실망했고 이를 중단하길 바란다"며 "나의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라고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나쁜 합의(bad deal)는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