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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로 참석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7일 귀국차 경유지인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추후 회담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면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특히 미국이 미중 정상의 판문점 회동 후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데 불만을 토로한 뒤, 미국에 북한의 방안을 제시했다면서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  김명길 대사는 이날 오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 3터미널에 도착한 뒤 일반 통로로 나와 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추후 회담은 미국 측에 달려있다"면서 "이번 회담은 역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 대사는 '2주일 후 회담 진행하냐'는 질문에는 "2주일 만에 온다는 건 무슨 말이냐"고 반문한 뒤 "미국이 판문점 회동 이후 100일 가까이 아무런 셈법을 만들지 못했는데 2주 안에 만들어 낼 수 있을 거 같습니까"라고 반문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이 대화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회담이 진행되느냐 마느냐는 미국 측에 물어보라"면서 "미국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려질 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느냐. 두고 보자"며 위협성 발언도 했다. 이후 곧바로 탑승 수속을 밟은 김 대사 일행은 이날 낮 12시 출발하는 평양행 고려항공 JS152편을 타러 출국장 안으로 들어갔다.


미·북 정상의 ‘하노이 회담 노딜’ 이후 7개월 만인 5일(현지 시각) 열린 미·북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또 다시 결렬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기대해 온 ‘연내(年內) 3차 정상회담’은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올 연말’을 시한(時限)으로 제시하며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현재 모라토리엄(유예) 중인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암시한 상태xz다. 탄핵 위기 속에서 내년 미 대선 전까지 북한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對北) 구상이 꼬인 것이다. 미·북간 대화 재개를 발판삼아 남북 관계를 함께 진전시키겠다는 문 대통령 계획도 잇따라 차질을 빚게 됐다.


“노벨평화상이 공정하게 심사된다면 내가 받게 될 것”(지난달 23일)이라고 말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3차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북한이 지난달 9일 실무협상을 재개할 의사를 밝히자, 며칠 후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어느 시점엔가 김정은과 만날 것”이라며 3차 회담 가능성을 언급했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스톡홀름 실무협상의 ‘결렬’을 선언했다. 북한은 미국의 추가 대북 제재, 한·미 연합훈련 재개, 한반도 주변 전략무기 파견 등을 문제 삼으면서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 볼 것”을 권고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핵시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그렇지 않으면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입장에 달려있다”고 했다. 연말까지 대북 제재 해제 등 자신들이 원하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재개하겠다고 위협한 셈이다. 실제 그렇게 될 경우 재선 유세를 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악재(惡材)일 수밖에 없다. 외교 소식통은 “선거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화 유지’ 등 상황 관리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실무 단계부터 이견(異見)을 보인만큼 본격 비핵화 협상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미·북 대화 재개에 기대를 걸었던 청와대도 이날 실무회담이 성과없이 끝나자 당혹스러운 분위기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회담 결렬 직후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결과를 보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청와대는 미·북 실무회담에 이어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방남(訪南)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었다. 지난달 중순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하기로 결정됐던 유엔(UN) 총회에 급히 문 대통령이 가기로 계획을 변경한 것도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미·북 실무협상’을 제안하는 등 미·북 대화가 재개될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청와대는 “평화를 향한 거대한 톱니바퀴가 움직인다”며 미·북,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고, 국정원도 이례적으로 “김정은이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며 ‘희망적 전망’을 밝혔었다.


그러나 미·북 실무협상이 결렬된 당일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브리핑에서 김정은 답방 여부에 대한 질문을 두 번 받았지만, 모두 “(답방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 답방은 이른바 ‘조국 정국’을 타개할만한 외교 일정이었는데 어려워졌다”며 “돌파구가 딱히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북측 신임 대표단이 미국과 대화를 나눈 것을 계기로,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협상 결렬 이후 대중(對中) 외교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한국 담당 국장은 “김정은이 방중해 (북·중) 국경을 넘는 상품에 대한 점검을 줄이거나 제재를 받지 않는 합법적 관광을 대폭 늘리는 것과 같은 비공식적인 제재 해제를 중국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태영호 전 북한 공사는 “북한이 실무협상에 응한 것은 미국과 협상하는 흉내라도 내야 김정은의 베이징 입성을 승인할 수 있다는 중국의 압력을 완화시키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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