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3일 미국에 대해 “존엄을 침해하면 강력한 타격을 안겨야 한다”고 강경 메시지를 내놨다. 북미 간 강대강 맞대결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당 창건 75돌을 맞는 올해에 정면돌파전으로 혁명적 대진군의 보폭을 크게 내집자’는 제목의 1면 사설을 실었다. 작년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도로 진행한 전원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상세히 해설하고 그 실행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노동신문은 이 사설에서 “대외사업부분에서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위상에 의거하여 대국적 자세에서 외교전, 책략전을 배심 있게 전개해 나가야 한다”며 “공화국의 존엄과 생존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즉시적이고 강력한 타격을 안겨야 한다”고 했다. 핵보유국을 의미하는 ‘국가의 전략적 지위’에 의거해 ‘대국’의 자세를 갖고 미국의 압박에 즉시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노동신문은 “무적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상대로는 감히 무력을 사용할 엄두도 못 내게 만드는 것이 우리 당 국방건설의 중핵적인 구상”이라고도 했다. 또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우리가 편하게 살도록 가만두리라는 꿈은 꾸지도 말아야 한다”며 “국가의 존엄과 미래를 쌀독이나 금전과 흥정하는 것은 머저리짓”이라고 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3일 “미국이 시간을 끌수록 조선의 국력은 한층 강대해진다”며 “미국이 조미(북미) 대화를 악용하는 것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제3의 길’로 이란 등 중동 지역에 ICBM 기술 등을 이전하는 새로운 협박 카드를 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이란 등 잠재적 고객에게 ICBM 기술을 전파할 수 있다는 신호를 미국에 보내 새로운 타협을 이끌어내려고 하고 있다”며 “북한이 막다른 골목에 빠졌을 때 쓰는 카드”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전력과 식량난이 심각한 수준으로 3일 알려졌다. 김정은이 지난달 당 전원 회의에서 ‘난관’ ‘곤란’ 등의 표현을 수차례 써가며 경제난을 호소한 것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북 지도층이 모여 사는 평양에서도 전력이 잘 공급돼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에 정통한 소식통은 3일 “북한 발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수력발전소가 겨울에 가동을 멈추고 석탄 부족과 설비 고장 등으로 화력발전소 가동률도 떨어지면서 전력 부족 현상이 심해되고 있다”며 “평양도 지난 12월부터 하루 3~5시간 이상 정전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화력발전을 하면서 온수를 함께 생산해 난방용으로 공급하는데, 최근 발전소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난방도 끊기는 경우가 늘었다”고 했다. 소식통은 “유엔 제재로 북한산 석탄 수출 길이 막히면서 내부 화력발전용으로 석탄 공급을 돌렸지만, 북한 내 석탄 가격은 수출가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석탄 채굴을 위한 설비 구입 등을 제때 하지 못하게 됐고, 이 때문에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가뭄 피해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실패로 식량난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식통은 “대북 제제로 북한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해외 노동자들의 대거 귀국이 평양 주민들에게 충격을 더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일(현지 시각)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1일부터 단둥(丹東)과 신의주를 잇는 북·중 철로를 통해 대규모 대북 원조 식량 운송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지난 12월 31일 오후부터 단둥역 화물열차 터미널에서 북한에 보낼 원조 물자(식량)를 실은 화물열차가 목격됐다. 현지에서 촬영한 사진에는 열 량이 넘는 검은색 화물열차에 푸른색 비닐 포장이 덮여 있고, 열차 측면에는 평양 인근 서포라는 목적지가 한글로 적혀 있었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북한 방문 이후 대북 식량 지원이 증가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