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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북한이 16일 오후 2시 50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5시 “쓰레기들과 이를 묵인한 자들의 죗값을 깨깨(몽땅) 받아내야 한다는 격노한 민심에 부응하여 북남공동연락사무소를 완전 파괴시키는 조치를 실행했다”며 “16일 14시 50분 요란한 폭음과 함께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비참하게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우리 군은 이날 오후 2시 50분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인근에서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관측했다. 판문점선언에 따라 2018년 9월 개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기존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 건물을 보수한 것으로, 건립·보수에 우리 정부 예산 180억원이 들어간 대한민국 정부 자산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지 사흘 만에 전격 실행했다. 북한이 4·27 판문점선언(2018년)의 상징물인 연락사무소를 파괴한 것은 문재인 정부 3년의 대북 정책을 부정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남북 관계가 평창 이전의 ‘화염과 분노’ 국면으로 뒷걸음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오전 “북남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해 전선을 요새화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과거 북한군 주둔지였던 금강산·개성공단 지역에 군대를 투입하고, 9·19 남북군사합의(2018년)에 따라 파괴한 비무장지대(DMZ) 내 GP(최전방 감시소초)를 재무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김여정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다음번 대적(對敵)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밝힌 대로다.  북한군이 재주둔할 경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물인 금강산 관광시설과 개성공단이 철거·파괴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북한은 이 밖에도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김여정), 대규모 대남 삐라 살포(총참모부) 등을 예고한 상태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소집한 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북측이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할 경우 그에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국방부도 “북한이 군사적 도발 행위를 감행한다면 우리 군은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서호 통일부 차관은 “(연락사무소 폭파는)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비상식적이고 있어서는 안 될 행위”라며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고 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3시 40분쯤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대한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16일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신들과 여권 일부에선 북한이 대북(對北) 제재와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위기 등 내부 위기를 외부로 돌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한·미·일 3국 상황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유엔 안보리와 미국 등으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는 북한이 이르면 2023년 외화가 고갈되는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가 2000년대 중반부터 이뤄졌지만, 이런 우려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미국이 제재를 빨리 해제하도록 나서라고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탈북자 단체의 전단을 문제 삼아 문재인 정부에 압력을 강화하는 것은 제재로 인한 곤경이 심화하고 있는 것에 대한 초조함 때문이라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세우는 대북 전단은 구실일 뿐 내부의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제재와 코로나 장기화로 북한 경제가 상당한 어려움에 부닥쳤고 내부 불만도 상당하다”며 “충격요법을 통해 주민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는 것”이라고 했다.  2년간 성과가 없는 남북관계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를 드러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지시를 관철하는 과정에서 행동에 대한 대담성을 보여주려는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국제 사회의 이목을 북한에 집중시키고 미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연락사무소 폭파 다음으로 예고했던 9·19 군사합의 파기와 금강산·개성공단 시설 파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북 제재 해제가 실현되거나 북한이 원하는 경제적 이득을 얻기 전까진 경협 상징물을 파괴하고, 군사적 도발을 병행하는 투 트랙 도발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은 16일 입장문에서 “우리는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와 대적 관계부서들로부터 북남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하여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할 데 대한 의견을 접수하였다”고 했다.  북한군이 언급한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은 9·19 군사합의로 파괴된 GP(감시소초)나 개성, 금강산 일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성은 과거 유사시 주요 남침 통로 중 하나로 꼽혀왔다. 금강산에도 남측 관광객이 이용하던 통로들에 군부대가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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