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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24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가 전날 김정은 주재로 열린 소식을 전하며 “(이 회의에서) 인민군 총참모부가 당중앙군사위원회에 제기한 대남 군사 행동 계획들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지난 16일 금강산·개성공단에 군대 전개,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철수·파괴한 민경초소(GP) 복구·재무장, 대남 삐라 살포 지원 등을 예고했다.


이로써 지난 4일 김여정의 대남 비난 담화 이후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연이은 대남 보복의지를 다지며 위기를 고조시키던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보류’ 한마디에 태세를 전환했다. 이날 최전방 30여 곳에 설치됐던 대남 확성기는 모두 철거됐고, 선전 매체들에 실렸던 대남 비난 기사들은 오전 중에 삭제됐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정부는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김정은의 ‘보류’ 결정은 이번 위기 국면 조성을 통해 얻고자 했던 대내외적 목적들이 어느 정도 달성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이날 '대남군사행동 보류' 이유로 '조성된 최근 정세'를 들었다. 지난 3주간 대남 적개심을 고취해 동요하는 주민을 다잡겠다는 목적을 달성한데다 전단 단속에 소극적이던 우리 정부가 적극적 단속·처벌 의지를 밝히고 행동에 나선 것이다.


김정은 남매의 ‘6월 대남 협박극’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끄는 데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 코로나 사태와 인종차별 시위 등 국내 이슈에 매몰돼 지난 1년간 북한의 17차례(34발) 미사일·방사포 도발에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미국은 “(북한에) 실망했다”는 입장(9일)을 낸 데 이어, 한반도 인근에 3개의 항모전단과 전략폭격기를 전개했다. 지난달 북·중 교역이 163% 급증하는 등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되는 정황들도 포착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김정은이 지도한 이날 예비회의가 ‘화상회의’를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김정은이 ‘화상회의’를 통해 주요 회의를 주재하고 이를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코로나 청정국’이라는 북한의 선전과 달리 북한 내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화상회의 주재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북한 매체의 보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북한은 ‘코로나 중앙비상방역지휘부’가 주재하는 대책회의가 화상회의 형태로 진행됐다는 소식을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했었다.


그러나 김정은이 주재하는 회의가 화상회의 형태로 진행됐고, 이를 대외적으로 알렸다는 것은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의 심각성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17일 노동신문에 청와대의 대북 특사 제안을 ‘불순한 제의’로 일축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례없는 비상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국경 내에 대한 그 어떤 출입도 허용하지 않는 상태”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지난 7일 노동당 정치국회의 이후 16일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학생들의 개학이 시작되고, 모내기 동원으로 주민들이 단체 행동을 하는 과정에 최근 평양에서 코로나 의심 증상 환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대남 비방 군중 시위는 물론 대남 전단 제작 과정 등 거의 모든 과정에서 주민들이 마스크를 쓴 모습을 내보내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이후 김정은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강원도 원산의 특각(별장) 등 지방에 주로 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급 탈북민 A씨는 “북한에서 코로나 방역의 우선은 수령의 건강과 안전 보위 위주로 진행한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화상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군 총참모부가 지난 16일 전시 상황에 준하는 ‘1호 전투근무체계’ 격상을 예고한 상황에서 당중앙군사위원회 멤버인 주요 군지휘관들의 이동이 제한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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