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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김명성 SAND연구소 사무국장



◇북한의 심장이 병들고 있다

 

지난 3월 31일 북한인권법에 따라 발간된 한국정부의 첫 북한인권 보고서가 공개됐는데 여기에 흥미있는 통계자료가 나왔다. 설문에 참석한 탈북민 508명 가운데 함경북도·양강도 출신이 76%로 많았고, 그 다음에 평양출신이 11%로 다소 높게 나왔다. 평양출신이 10%를 넘은 건 이례적인 일이다.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 3만 6000여명 가운데 대부분이 지방 출신이고, 평양출신은 2~3%에 불과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북한의 국경이 통제됨에 따라 해외파견노동자가 탈북민 중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졌고 해외파견 노동자는 평양 출신이 많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북한이 충성심 때문에 평양출신 위주로 해외에 파견했는데 외부정보를 접하게 된 이들이 북한체제의 모순을 깨닫고 탈북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평양을 ‘혁명의 심장’으로 부른다. 그만큼 북한에서 평양이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북한에서 지방사람이 평양에 가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탈북민 가운데 평양에 한번도 못 가봤다는 숫자가 절반을 넘는다고 한다. 평양 사람들은 스스로를 특별한 존재로 여기고 있는데, 평양공화국, 지방식민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과거 한국의 대공수사기관에선 한국에 입국한 평양 출신들에 대한 조사를 지방출신보다 엄격하게 했다고 한다.

 

평양 사람들의 의식변화는 북한 내부 자료를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전국에서 ‘한류소탕전’을 벌인 가운데 평양에서도 수천명이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북한 인민보안성에서 제작한 ‘수도(평양)에서 온갖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현상을 쓸어버리기 위한 투쟁을 더욱 강도 높이 벌려나가자’라는 제목의 북한 영상에는 평양시 서성구역에서만 1000여명의 범죄자들이 자백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평양의 다른 구역에서도 남한드라마 시청 및 배포, 매춘, 살인, 강도, 사기, 횡령 등 각종 범죄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은의 핵·미사일 개발 폭주가 한미일을 겨냥한 위협용이면서도 체제의 심장인 평양사람들의 의식변화에 따른 위기의식의 발로라는 지적이 나온다.

 

◇명품 논란 이후 잠적한 김주애

지난해 11월부터 북한군의 미사일 발사 훈련 참관에 동행해오던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최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주애는 지난 3월 10일과 16일 전술유도무기 발사와 ‘화성17형’ ICBM 발사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낸 후 북한 매체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3월 27일 북한 매체들이 ‘절대적 힘의 상징’으로 소개한 수중핵어뢰 발사 훈련과 28일 전술핵탄두 ‘화산31’의 공개 장소에도 김주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김주애가 지난 3월 16일 ICBM 훈련 참관시 착용했던 240여만원짜리 디올 의상과 관련한 논란이 제기되자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잠시 언론 노출을 줄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에서 공개된 ICBM 발사 현장 영상을 보면 김주애는 검정색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해당 코트에서는 디올 제품으로 확인됐다. 디올의 어린이용 외투 ‘키즈 후드 다운 재킷’으로 해당 제품은 디올 홈페이지에서 1900달러(한화 240여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 북한에서 아사자가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식량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주애의 명품 코트 착용 등 북한 지도부는 사치품 소비를 계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의 명품 사랑은 여러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북한은 수입품 소비 풍조를 병으로 규정하고 주민들에게는 국산품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명품 시계, 의류, 액세서리 등의 사치품은 대북 제재 품목이기도 하다. 명품 논란과 함께 북한 내부에서도 김주애의 등장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의 논란이 진정되면 김주애가 다시 북한 매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4월 김일성 생일 앞두고 김정은 잠행...강력 도발은 지속

3월 내내 공개 활동을 이어오던 북한 김정은은 4월 달 들어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 최대 명절로 꼽는 김일성의 생일 111주년을 계기로 각종 분위기 띄우기에 들어갔다.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는 김일성을 회고하는 사진전 및 4월의봄인민예술축전 등 경축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4월 7일 ‘핵 어뢰’방식인 핵무인수중공격정 수중푹파 시험을 또 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어뢰 공개는 세번째로 이번엔 잠항거(1000km)를 더 늘린 ‘해일-2’형을 시험했다. 1000㎞의 이동 거리면 공해상으로 우회해 남해안까지 타격하거나 일본의 항구에까지 도달할 수 있다. 수상 함정에 싣고 가다가 수중에 투입할 경우 괌이나 태평양상의 미국 항공모함 전단도 은밀하게 공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해일-2형이 잠항을 시작한 날은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을 필두로 한미일 대잠수함전 훈련이 실시된 다음 날로, 북한의 핵어뢰 폭파시험은 한미일 군사훈련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4월말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겨냥해 정찰위성 발사 등 고강도 군사도발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여정.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난 담화

북한 김여정 부부장이 4월 1일 갑자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비난 담화를 발표했다. 김여정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미국의 핵무기 반입이요, 자체 핵개발이요 하면서 떠들어 대는 것은 자기 나라와 국민의 운명을 가지고 도박을 해서라도 어떻게 하나 자기의 잔명을 부지해보려는 매우 위험한 정치적 야욕의 발현”이라고 비난했다. 김여정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난한 이유가 우크라이나 대통령 홈페이지에 올라온 ‘우크라이나 영토에 미국의 핵무기를 배치하거나 자체적으로 핵을 만들자’는 내용의 호소문이 게재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여정은 이 호소문이 젤렌스키 당국의 음흉한 정치적 모략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인사들이 그동안 핵야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다는 사실이 있었다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김여정은 젤렌스키 정부가 구멍이 숭숭 뚫린 미국의 핵우산 밑으로 들어가야 러시아의 불벼락을 피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잘못된 길로 걸어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지난 1월에도 담화를 내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탱크 지원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이렇게 우크라이나를 때리는 것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를 편드는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방인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기로 합의했고, 7월1일까지 핵무기 저장시설을 완공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김여정은 여기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이는 러시아에 빌붙어 경제적 지원을 이끌어 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담화 이틀 전 미국은 포탄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가 북한에 식량을 내주는 대신 무기를 지원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핵우산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얘기는 미국의 확장억제에 기대는 남한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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