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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화려한 열병식 뒤 쪼들리는 북한군 실상



북한이 올해만 열병식을 3번 진행하는 등 군사력 과시에 나섰지만 실제 북한군의 상황은 하루 세끼 밥도 배부르게 먹지 못할 정도로 식량난에 쪼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화된 경제난 속에서 북한군 내부의 뇌물, 식량 착복 등 비리도 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대 내 구타와 사고가 빈발하고, 여군에 대한 성폭력 폐단도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열악한 환경과 가혹행위로 인해 장마당 세대 군인들의 충성심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국방부는 최근 북한이 식량난과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내부 불만을 외부로 전가하기 위해 7차 핵실험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전술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봤다.



2023년 2월 8일 북한 인민군 창건일(건군절)을 맞아 군인들이 열병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은 2013년 ‘핵·경제 병진노선’을 추진하면서 핵무력이 완성되면 핵개발에 사용되는 재원의 일부를 군인들의 급식문제 개선과 주민생활 향상에 돌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핵개발 폭주를 이어가던 북한은 2017년 11월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지만 사상 유례없는 고강도의 대북제재로 인해 정권의 약속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주민 생활 향상은커녕 군인 급식 문제마저 부대별 ‘자력갱생’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북한이 연간 GDP의 24%를 군사비에 쓰지만 대부분 김정은 정권 보위용인 핵·미사일 개발에만 돈을 쏟아부으면서 군인들 먹일 식량조차 부족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 군인들은 평시에는 옥수수밥 위주로 먹다가 명절날에만 흰쌀과 옥수수를 섞은 밥을 먹는다. 북한군 출신 탈북자들에 따르면 군인 1인당 급식량은 한끼 200g 이지만 실제론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지휘관들이 식량을 빼돌려 착복하기 때문이다. 



만성적인 굶주림으로 영양실조에 걸린 북한 군인들이 2011년 열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 아시아프레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2018년 발간한 북한군 비리를 파헤친 보고서 ‘군복 입은 수감자’에 따르면 북한 군인들은 식량 조달 과정에서의 간부 착복으로 인해 제공된 식량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2017년 DMZ에서 탈북한 노철민씨에 따르면 북한군 장교의 월급은 장마당에서 쌀 1kg을 구입할 수 있고, 병사 월급은 담배 1갑 정도다. 북한군 연대장으로 27년간 근무하고 제대한 탈북자 임강진씨에 따르면 그의 퇴직금은 북한돈 1만원(1.2달러)이 전부였다. 군 복무 기간 그의 월급은 북한 돈 3500원(약 0.35달러)이다. 


한국군의 봉급은 올해 병장 기준 월 100만원(약 737달러)이다. 한국군 병사 봉급은 오는 2024년 125만원(922달러), 2025년 150만원(1100달러)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한국군 병사의 봉급이 북한군 고급장교 봉급보다 약 736배 이상 높은 셈이다. 


노철민씨는 북한군에서 DMZ 근무 시 영하 40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 방한 기능이 거의 없는 옷을 입고 하루 13시간 근무를 섰다고 한다. 북한군에서 보급환경이 가장 좋은 편에 속하는 DMZ 부대가 이 정도인데 타 부대의 상황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이렇게 열악한 환경 속에서 대부분의 북한 군인들은 군사훈련은 고사하고 먹고살기 위해 농사를 짓고 염소를 키우고 물고기를 잡는 등 온갖 부업 활동에 동원된다. 북한 군인들은 배고픔과 영양실조를 면하려고 민가에 내려가 도적질을 일삼기도 한다. 농장 식량창고를 습격하거나 민가에서 기르는 개, 돼지, 닭을 훔쳐 잡아먹기도 한다. 가을에는 김장용 배추와 무 도적질을 나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2000년대 중반 북중 국경지역에서 북한군 병사가 염소를 끌고 이동하는 모습. (사진: 자유북한방송)



북한군의 비리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뇌물’ 문화다. 북한에는 뇌물 문화를 상징하는 ‘물리학의 제3법칙’(고이면 움직인다)이 있다. 군인들은 ‘입당’ ‘외출’, ‘면회’, 심지어 ‘조기 제대’를 하기 위해서 상급자 및 관리자에게 뇌물을 줘야 한다. 북한 청년들의 신체와 정신을 소모시키는 10년의 장기적인 북한 군 복무 기간도 문제로 거론된다. 여성 군인에 대한 성폭력 등 여러 악습과 폐단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북한군 병사들이 삽과 연장을 들고 제방 쌓기 공사에 동원돼 노동을 하는 모습. (사진: 뉴시스)



특히 김정은 집권기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는 사회 각 부문에 군 노동력을 투입하는 비중이 현저하게 늘어나면서 안전 도구의 미비, 2시간 이내의 수면시간 등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의 노동착취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은 집권 직후, 군 부대 내 비리 척결과 구타와 가혹 행위 근절 방침을 내렸지만 효과가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 

 

군인들의 열악한 생활과 낮은 처우가 북한 사회에 널리 알려지면서 북한 청년들 속에는 ‘군 입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하다. 입대를 희망하는 남성 지원자가 줄어드는 등 사회 발전 토대로서 ‘군 입대’의 위상은 눈에 띄게 하락했다. 북한이 2015년 4월 ‘여성의무 복무제’를 도입한 것도 남성 입대 지원자의 수가 줄었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것이 바로 화려한 열병식 뒤에 가려진 북한군의 실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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