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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10월 공개활동 뜸해진 김정은 3차 정찰위성 발사 준비에 몰두하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10월 공개활동이 뜸해졌다. 지난 19일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상을 접견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한 달 가량 잠행 모드를 이어가는 셈이다. 10일 노동당 창립 78주년 기념행사에도 불참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19일 접견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사진: 노동신문)



김정은의 잠행과 관련해 향후 행보에 대한 전략적인 구상을 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 군사정찰위성과 관련해 러시아 위성기술자들이 방북해  위성발사를 돕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정은이 추진 동향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발사 준비에 몰두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북한이 10월에 단행하겠다고 공언한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0월 북한 관영 매체를 분석한 결과 김정은의 공개활동은 20일 노동신문이 보도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상 접견이 유일하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21일 라오스 인민혁명당 총비서의 축전에 답전, 12일 북러 외교관계 설정 75주년을 맞으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축전. 2일 전 북한 노동당 비서 김영일 사망에 화환, 1일 중국 건국 74주년을 맞으며 시진핑 주석에 축전을 보내는 등 비공개 활동을 진행했다. 이는 김정은의 공개활동이 잦았던 7,8,9월에 비하면 사실상 잠행 수준이다. 


김정은은 과거에도 여러번 장기간 잠행을 한 바 있다. 올해 새해 첫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뒤 36일 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바 있다. 2월 8일 북한군 창건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내고, 3월부터 한국의 군사시설을 겨냥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포병 화력 훈련 등 도발을 일삼았다. 



북한이 지난 5월 31일 발사에 실패한 정찰위성의 발사 장면. (사진: 조선중앙통신)



또 지난 4월 18일 국가우주개발국 방문 이후 약 한달 간 잠행을 한 바 있다. 북한은 김정은의 잠행  기간인 5월 미국을 겨냥한 화성-17형 ICBM을 시험 발사하고, 한국을 겨냥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 


김정은이 10월에도 사실상 잠행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면서 정찰위성 발사 준비에 몰두하는 것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북한은 10월 중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시도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북한이 그동안 위성 발사를 해온 평안북도 철산군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발사 관련 징후가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 위성 발사의 ‘통상적 사전 징후’는 서해위성발사장의 인원 증가, 연료 주입,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사회 통보 등을 꼽는다. 액체연료 주입 같은 발사 준비에 보통 일주일가량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동향으로 미뤄 볼 때 10월 중에 3차 발사 시도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북한이 10월 발사를 주민들이 볼 수 없는 대외 매체(조선중앙통신)를 통해 예고했기 때문에 3차 발사 시기 결정에 내부의 시선을 크게 의식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8월 2차 발사에 실패한 북한이 두달 만에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10월 안에 3차 발사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정은이 10월에 공개활동을 안 한 것은 정찰위성 발사가 미뤄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차 발사 시기가 북한의 예고보다 늦어지는 배경으로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기술 협력과 연결하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달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후 정찰위성 기술 지원은 러시아의 대북 군사기술 협력 우선순위로 거론된다. 정보소식통은 “러시아 기술자들이 북한에 파견돼 북한의 위성 발사를 돕는다는 첩보가 있다”고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푸틴이 위성 발사를 돕는다고 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 기회에 조잡한 수준의 위성 성능을 개선해 새로운 위성을 쏠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한미 당국은 지난 5월 1차 발사 때 서해에 추락한 위성체 ‘만리경 1호’의 주요 부분을 인양해 공동 조사한 결과 매우 조악한 수준으로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위성 발사 성공이 절박한 북한이 러시아에 식량 지원 대신 위성 발사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을 전후해 ‘북한은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제공하고, 대신 러시아에 식량지원과 전략무기 관련 기술을 요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북한은 러시아의 식량 지원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 북한 러시아 대사는 지난 17일 타스통신에 북한이 러시아의 식량 지원 제의에 대해 정중히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그들은 올해 매우 풍작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올해 3분기까지 중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식량을 수입했다는 사실은 마체고라 대사의 주장과 상반된다. 28일 미국의소리방송(VOA)은 중국 해관총서를 인용해 올해 1월 ~ 9월까지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식량은 7108만 달러(15만 2216톤)라고 보도했다. 이는 농사가 안된 지난해 3분기 누적 수입액(566만달러)의 13배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이처럼 많은 금액의 쌀을 수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관영 매체 등을 통해 연일 올해 농사가 풍작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식량난으로 인해 쌀 수입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북한이 식량 부족 상황에도 러시아의 식량 지원을 거절한 것은 더 절박한 위성 기술 지원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8월 2차 발사에 실패한 북한이 2개월 만인 10월에 3차 발사를 예고한 것도 김정은 위원장의 조급함과 절박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위성 발사 실패시 사소한 원인이라도 6개월 정도의 시간을 두고 재발사를 하는 게 일반적인데 북한은 정치적 이유로 서두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약속한 10월에 정찰위성을 발사하지 못한 것은 2차 발사 실패의 원인을 바로잡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차 발사 실패 직후 ’3단계 비행 중 비상 폭발 체계 오류'‘ 원인으로 지목하며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엔진의 작동에는 이상이 없고 간단한 소프트웨어 수정만 거치면 된다는 얘기였지만,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에 부닥쳤을 것이란 얘기다. 엔진의 신뢰성 문제가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지만 실무진이 책임 추궁을 면하기 위해 10월에 발사하겠다고 김정은에 보고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위성 본체 제작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두 차례 발사 실패로 위성체 2기를 모두 소진했다고 가정한다면 3차 발사체에 탑재할 위성체는 새로 만들어야 하며 아직 완성하지 못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10월에 발사 못했지만 기술적 완성도를 높인 위성을 제작해 올해 안에 쏠 가능성이 높다”며 “2012년처럼 겨울에 발사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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