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장관 “북한 체제 ‘K-컬처’ 때문에 변화 피할 수 없을 것”
북한에서 한류 문화(K-컬처)는 억압적인 주체 문화를 대체하는 대안 문화로 자리 잡았고, 북한 체제는 ‘K-컬처’ 때문에 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여러차례 언급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회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2023.9.27. (사진: 뉴스1)
김 장관은 지난 8월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세미나 축사에서 “북한 내부에서 터지고 있는 한류 문화는 북한 주민들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어서 억압적인 주체 문화를 대체하는 대안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한 탈북 작가가 쓴 책 가운데 ‘한국 드라마를 통해 본 한국 사회의 발전된 모습과 한국인들의 화려한 모습은 북한 당국의 위선을 깨우쳐 주었을 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었다’는 구절을 인용했다.
김 장관은 이어 “북한 당국도 이러한 점들을 의식해 한국 드라마와 영화 시청을 금지하고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을 통해 주민에 대한 사상통제를 강화하고 위반자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운 가혹한 형벌을 가하고 있다”면서도 “자유와 인권을 향한 북한 주민의 열망과 인류 보편의 가치를 확장하고 실현해 온 역사의 흐름을 무한정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장관은 공개적으로 북한 정권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폐지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김 장관은 지난 9월 25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래한국포럼’ 강연에서도 “북한 주민들은 억압적인 상황 속에서도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희망의 빛을 찾는 현상이 계속 벌어지고 있고 북한 젊은이 대다수가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북한 내부에 보이는 한류 현상은 북한의 지배적인 문화인 주체사상을 대체하는 대안적인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김 장관의 분석이다.
그는 “북한 정권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서 단속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성공하기가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 장관은 “북한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리와 국제사회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북한주민들이 본인들이 처한 상황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외부세계의 정보와 문화가 북한사회에 많이 유입되고 확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잘못된 길로 계속 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계속 잘못된 길을 고집하고, 2022년에는 34회 70여발로 역대 최다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이 직접 나서서 남북관계를 대적 관계로 규정하고 ‘핵무력 법안’을 통과시켜 “한국에 대해서 선제 공격할 것이다”라고 공공연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식량 사정은 아사자도 나오는 상황으로 가고 있지만 김정은 정권은 계속해서 많은 자원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쏟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장관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 시도가 예고한 시기보다 늦어진 것과 관련해 “러시아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는 것과 연결돼 있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김 장관은 지난 6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군사정찰위성에 관한) 기술 지원을 받는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위성 기술 지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러 군사협력과 기술 이전은 한반도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므로 한국은 미국과 공조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북한은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한 11월 18일을 ‘미사일 공업절’로 제정했다. ‘미사일 공업절’에 김주애도 처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장관은 북한이 이러한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16회 나왔는데 세습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주려고 계속 데리고 나온다고 봐야겠다”며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9일 북한의 정권 수립 기념일 열병식 보도에서 노출된 김주애에 대한 예우도 주목했다. 김 장관은 “김정일 당시 오진우가 무릎을 꿇었던 장면을 박정천이 김주애에게 무릎을 꿇는 장면으로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며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열어놓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