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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러시아의 결단력을 경계해야 한다.

 














이주연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 연구위원



러시아의 국내외 상황에 따른 동맹 결속 전략

 

2024년 6월 19일 푸틴 대통령(이하 푸틴)은 북한에 방문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 북러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번 푸틴의 방북은 지난 2000년 7월에 방문한 이후 2번째 방문이다. 2000년 방북과 2024년 방북을 비교하면 차이점과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방북의 원인이 국내 요인보다 국외 요인에 기반한다는 점이다. 국내 정치 상황을 살펴보자면, 2000년 푸틴이 당선되었을 시기 푸틴의 지지율은 70%대로 안정적이었지만, 국내 정치를 완전히 장악하진 못하고 있었다. 반면, 2024년 푸틴은 득표율 87%로 대통령에 당선되어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토대로 5선에 성공했고, 실로비키와 같은 푸틴의 이너서클을 통해 국내 정치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 


한편, 국외 상황은 국내 상황과 다소 반대의 상황이다. 체제 전환 이후 1990년대 정치·경제 부문에서 큰 혼란을 겪었던 러시아는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축소되어 있었다. 반면, 2000년대부터 국제 유가 상승과 푸틴 정부의 주요 산업의 재국유화를 통한 국가자본주의 시스템으로의 전환으로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은 커졌으며, 공세적 외교정책을 수립·실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2022년 2월 24일 러시아는 ‘특별군사작전’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하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방북은 2000년과 다르게 비교적 안정적인 국내 정치 상황이 유지되고 있는 반면에 우크라이나 전쟁 즉, 국외 요인이 매우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상황을 기반한 푸틴의 방북 원인으로 첫째, 우크라이나 전쟁이 비교적 안정화되고 있다. 2023년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러시아가 막아낸 이후 전선은 교착화되고 있고, 오히려 러시아가 공세적인 입장이다. 둘째,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사회의 분열되고, 마치 냉전 시기 진영 갈등 양상이 보이고 있다. 특히 동북아시아 지역의 경우 2023년 8월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가 개최되었고, 2023년 9월 13일 김정은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방문하여 러북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셋째, 비우호국에 대한 경고이자 한국 측에 레드라인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다. 즉, 거칠게 정리하자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안정화가 이루어지는 시점에서 국제사회에서 러시아를 지지할 수 있는 전통적 우방국가와의 관계를 구축하고, 동북아 지역의 경우 북한이 주요한 우방국가이기 때문에 북러 정상회담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지난 6월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조선중앙통신




러북 군사 관계 긴밀화와 위기의 한반도 정세


러북 정상회담의 결과로 러시아와 북한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선언을 통해 양국의 관계가 상당히 밀접해졌음을 대외적으로 보여주었다. 특히 북한이 공개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 3조, 4조는 한국에 있어 매우 심각한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왜냐면 해당 조약으로 인해 유사시 양국이 상호 간 직·간접적인 군사개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관련하여 많은 논쟁이 있음에도 사실상 군사동맹 수준의 안보 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판단해도 무방해 보인다. 즉, 러시아 입장에서 동북아시아에서 안정적인 우방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번 방북은 매우 성과가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러북 군사 관계 긴밀화가 한국에 심각한 안보 위협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물론 푸틴이 북한 다음 일정으로 베트남에 방문하여 정상회담을 개최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러시아의 국제사회 다극화 대전략의 일환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즉, 낙관적인 관점에서 전통적 우방 세력의 결집 수준이 러시아 방북의 원인이고, 결과일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러시아는 한반도에 관한 인식이 다소 한국에 유리했다. 왜냐면 비교적 러시아는 북한을 통한 지정학적 안정, 군사협력보다는 한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에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러시아는 한반도 통일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에 관심을 가졌다. 문제는 이번 러북 정상회담으로 러시아의 입장이 점차 경제적 이익에서 안보 이익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작금의 상황을 단순히 낙관적으로만 바라보기 어렵다. 왜냐면, 러시아와 북한을 일반적인 국가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북한은 국제사회의 영향력, 경제·군사 규모 수준이 비교하기 어렵지만, 미국·서방과 크게 갈등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자국의 안정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무력 사용을 할 가능성이 있다. 다시 말해 세력 결집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무력 행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이 직접적인 군사 움직임이 없을지라도 러시아가 북한에 핵미사일 기술을 이전하거나,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아직 양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유발하거나, 핵기술을 이전하는 등 최악의 상황을 촉발하는 결과까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더욱 유력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보여준 최악의 무기 ‘결단력’을 무시하면 안 된다. 다시 말해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이 러시아의 에너지, 핵무기, 군사력 그리고 러북 관계의 밀착이지만, 그 이면에서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결단력’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러북 군사 밀착은 두말할 필요 없이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한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즉, 한국은 한미 동맹을 통해 안보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한국을 지지할 수 있는 우호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러시아의 ‘결단력’을 무시할 수 없는바 러시아와의 외교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기보다는 관계를 유지하며 외교 수단을 통한 한반도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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